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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실업연맹 시합을 마치고
  • 이름 이용문
  • 조회수 1178
  • 지난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국기원에서는 제 7회 한국 실업연맹 시합이 열렸습니다. 전국의 내노라 하는 선수들이 본인이 피땀흘린 노력의 결과를 겨루는 자리인 만큼 많은 긴장감과 환호성, 그리고 아쉬움이 묻어 있던 3일간의 시간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저는 한 도장의 일개 사범입니다.
    그렇다고 선수출신도 아닌, 그냥 태권도가 좋아 나를 믿고 따르는 초롱초롱 눈망울이 좋아 매일을 흰도복 빛바랜 검은띠 허리에 메고 도장앞에 오늘도 섭니다.
    그리고 제자들과 함께 '태권도'를 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범님들이 처음 도복을 나의 평생 직업복으로 선택할때는 경영이나 사업이라는 생각보다는 단지 '태권도'이 단어 자체가 좋아 평생을 운동하며 땀흘리며 제자들이 바르게 성장하는데 보람을 느끼며 직업으로의 선택을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녹록치 않습니다.
    나이가 참에 따라 금전적으로 자유롭지 못합니다.
    결혼도 해야 하고, 아이도 낳아야 하고.. 
    옆 체육관은 아침 차량운행을 한다. 입관하면 선물도 주고 게임도 하고, 주말마다 야외 체험활동은 왜그리 많이 가는지..
    첫 도복 입었을때 태권도가 좋아 도장을 선택한 마음이 흔들립니다.
    이번달 생활비가 적자라는 아내의 조심스런 이야기에 속이 상합니다.
    할수 없습니다. 시장경제란 서로의 경쟁에서 우위에 선 자가 살아남으니까..
    사범으로, 도복입고, 태권도를 하며 평생 아이들앞에 당당히 서려는 모습이 사라집니다.
    아이들의 아침 등교 운행으로 개인 시간은 사라지고, 주말 체험 준비와 이벤트 준비로 더더욱 개인 운동 시간은 줄어듭니다.
    관원은 조금씩 늘어나나, 무언가 답답함이 가슴에서 응어리 집니다. 이게 아닌데...
    저녁 오랜만에 만난 친구, 과거 함께 운동한 친구와 함께 술잔기울입니다. 그리고 어릴때 멋모르고 운동만 할때가 가장 그립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때가 참으로 좋았다고..
     
    한 사범이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집의 가업에 따라 사범을 택하였습니다.
    그당시는 선택이 아닌 필연이었다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땀흘리며 태권도 할때만큼은 정말 아무것도 부럽지 않다라고 이야기하는 우둔한 청아입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둡니다.
    하지만 태권도 사범으로 가장 근본인 운동을 위해 매일을 새벽잠 박차고 집을 나섭니다. 잠자는 아이들 얼굴이 마음속에 남는 것은 가장이자 아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범으로서의 사명감또한 크기에 그는 오늘도 새벽운동을 위해 8년을 한결같이 집을 나섭니다..
    척추 협착증이 있어 조금만 무리하면 걷지를 못합니다.
    걷지 못해도 새벽운동하기 위해 운동장소로 나옵니다.
    한번 변명하면 계속 변명이 늘고 그러다 운동을 못할것 같아서 랍니다.. 한편으론 어리석어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8년간의 노력들이 그 결실을 맺어 이번 실업연맹에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본인은 운이 좋아라 이야기하지만 저는 압니다.
    그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한 집안의 가장이자 한 도장의 사범을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그래서 1위라는 순위보다는 언제나 한결같음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신남 태권도장 김민호 사범님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항상 우리 동생들에게 몸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언제나 지금처럼, 그리고 우리도 지금처럼 함께 노력하는 사범이 되도록 최선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