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김효은.김상선] 군복무 대신 해외봉사활동을 가 2년 동안 페루 태권도 국가대표팀 품새 부문 코치를 맡았던 배제영씨가 페루에서 입었던 도복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김상선 기자]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 4학년인 배제영(26)씨는 지난 2년간 잉카의 제국 페루에서 ‘사봄님(사범님) 배’로 통했다. 태권도 품새 부분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하면서다. 배씨는 2009년, 2010년 국제대회에 나가 여러 개의 메달을 따왔다. 페루 태권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놀라운 활약에 국회 행사에도 초청됐다. 페루 TV에도 출연했다. 1월 초 한국에 돌아온 배씨를 24일 만났다. 그는 “아마추어가 국가대표팀 코치라니, 2년이 정말 꿈 같았다”고 했다. 배씨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를 통해 군복무를 대신하는 해외 봉사활동에 지원했었다. 작은 도장에서 봉사할 줄 알았던 배씨에게 국가대표팀 코치 제의가 왔다. 그는 “ 단련용으로만 연습했지 시합용으로 품새를 해본 적이 없었다”며 “자신 없었지만 언제 국가대표를 맡아보냐는 생각에 도전했다”고 했다. 2009년 1월, 그는 대표팀 선수 15명을 처음 만났다. 말 그대로 오합지졸이었다. 한국에 비해 10년은 기술이 낙후된 상태였다. 전용경기장도 없었고, 국제대회에 입고 나갈 공식 도복도 없었다. 배씨는 “왜 저한테 코치 제의가 들어왔는지 그때 알았다”며 웃었다. 주먹 쥐는 법부터 다시 가르쳐야 했다. 배씨도 한국에서 가져간 관련 책과 동영상 등을 보며 스스로를 연마했다. 선수들은 생각보다 잘 따라줬다. 그들은 태권도와 한류의 메카인 한국을 동경했다. 배씨는 동기 부여를 위해 품새 대회가 신설된 ‘2009 팬아메리카 쥬니어 선수권대회’에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11월 대회를 석 달 앞두고 ‘한국 스타일’의 강훈련에 들어갔다. 평일 훈련시간을 늘리고 주말에도 훈련을 시켰다. “페루 사람들은 여유로운 성격이에요. ‘내가 초등학교 때도 너희보다 더 많이 훈련했다’고 설득했죠.” 경기가 열리는 엘살바도르까지 가기 위해 배씨와 선수들은 사비를 털었다. 국가의 지원은 전혀 없었다. 이 대회에서 페루 품새팀은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땄다. 불모지에서 이룩한 놀라운 성과였다. 배씨는 “아메리카의 ‘한국’이라고 할 수 있는 멕시코를 꺾었다는 것이 놀라웠다”며 “모두들 가능성이 있는데 정확한 기술을 알려줄 코치가 없어서 그 동안 기량을 못 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이듬해 멕시코에서 열린 ‘2010 팬아메리카 선수권 대회’에서 11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대회는 국가에서 경기참가비, 교통비, 숙박비를 지원받았다. 2년 동안 선수들과 정이 많이 들었던 배씨는 요즘에도 페이스북으로 연락한다. 지금은 부산의 한 동사무소에서 한 달 남은 군복무를 하고 있다. 글=김효은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김효은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uni128/ [J-Ho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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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페루 태권도 영웅’되다 (명지체육관.배제영사범 인터뷰)
- 이름 안시욱
- 조회수 1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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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 대신 해외봉사 가서 ‘페루 태권도 영웅’되다
중앙일보 원문 기사전송 2011-01-27 00:18 최종수정 2011-01-27 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