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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그들에게도~
  • 이름 김태형
  • 조회수 1060
  • 꼴찌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아테네 올림픽 여자육상 800m예선의 꼴찌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딛고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한 팔레스타인 여성이었습니다. 500m예선에서는 17세의
    페루소녀가 1등에 2분이나 뒤진 기록으로 꼴찌를 했었습니다.

    시드니 올림픽 때도 수영 자유형 100m에서 꼴찌를 한 기니의 무삼바니가 헐렁한 수영복에
    특유의 개헤엄으로 인기를 끌었었습니다. “남들은 메달이 목적이었지만 나는 익사하지 않으
    려고 열심히 헤엄쳤다”는 말은 너무 재미있지 않습니까?

    우리 사회에서 꼴찌가 주목받기 시작한 적도 있습니다. 아마도 소설가 박완서씨가 ‘꼴찌에
    게 보내는 갈채’라는 수필집을 낸(1977년) 이후가 아닌가 합니다.

    막히는 버스에서 내린 박씨가 목격한 꼴찌는 마라토너였습니다. 그의 정직하게 고통스러운
    얼굴, 정직하게 고독한 얼굴에 감명 받아 1등과 같은 환호 없이 달릴 수 있어 위대해 보이
    는 스포츠맨에게 박수를 쳤다고 합니다.

    그러나
    승자를 위한 갈채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꼴지는 기억되지 않으며. 우승이나 입상한 선
    수는 언론과 관중의 갈채를 받으며 무대 위에 남겠지만, 패배한 팀이나 선수는 조용히 그
    림자가 되어 퇴장해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부산의 공신적인 겨루기경기대회가 어제(19일)로 모두 끝이 났습니다.
    그동안의 경기에 우승한 팀과 입상한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아울러 특기학교 학생들
    과의 경기에서 그들의 경기에 대비한 훈련시간과 수많은 경기경험에 열세하며 불리한 상황
    에서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출전하고 또는 그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도 눈앞에서 승리를
    놓쳐버린 선수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수백시간을 운동하고 6분이란 짧은 시간동안 두 선수는 모두 최선을 다해 뻗고 차며, 넘어
    지면, 다시 일어나며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임하지만 경기는 결과로만 말 합니다. 경기가
    끝나고 쳐진 어깨로, 고개를 숙인 채 나아가는 선수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본적이 있다면
    단지 경기의 결과만으로 그들을 외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것입니다.

    “나는 그런 표정은 생전 처음 보는 것처럼 느꼈다. 여지껏 그렇게 정직하고 고통스러운
    얼굴을, 그렇게 정직하게 고독한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가슴이 뭉클하더니 심하게 두근거렸다.
    그는 이십 등, 삼십 등을 초월해서 위대해 보였다. 지금 모든 환호와 영광은 우승자에게 있
    고 그는 환호 없이 달릴 수 있기에 위대해 보였다.” 소설가 박완서씨의 ‘꼴지에게 갈채를’중
    한 부분입니다. 마지막 문장을 이렇게 바꾸고 싶습니다. “그들은 경기결과 순위 등을 초월
    해서 위대해 보였다. 지금 모든 환호와 영광은 어떤 선수와 어떤 팀에게만 있지만 그들은
    환호 없이 달릴 수 있기에 위대해 보였다.”라고. 말입니다.

    일년간 대회를 위해 준비하고 노력해 온 부산시 태권도협회 관계자님과 임원님, 그리고 무
    엇보다 고생하신 심판님들의 노고에 심심한 감사를 드리며 목표를 향해 소리 없는 아우성으
    로 내달리고 있는 꼴지들에게도 부산시 태권도발전의 활성화를 위해 작은 배려와 관심도 아
    울러 부탁드려봅니다. 수고하셨습니다.